4대강 사업 중단 위해 종교인 힘 모아
대한문 앞에서 금요일마다 촛불기도회
2010년 08월 21일 (토) 14:49:30 고동주 기자 godongsori@nahnews.net

팔당 유기농 단지 공동대책위원회 유영훈 대표의 단식 12일, 4대강사업 저지를 위한 천주교연대 사제 2인의 9일간 단식기도가 끝나고, 4대 종단의 종교인들이 4대강 사업의 중단을 위해 함께 기도를 시작했다.

8월 20일(금) 오후 8시 천주교, 개신교, 불교, 원불교 4대 종단에서 모인 ‘생명의 강을 지키는 4대 종단 모임’의 종교인들이 대한문 앞에서 ‘4대강 생명살림을 위한 4대 종단 촛불 기도회’를 열었다.

이들은 정부가 4대강 사업 진행의 속도를 올리는 것에 우려하며 매주 금요일마다 촛불 기도회를 열 것이며, 국민의 여론을 모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4대 종단의 종교인 500여 명이 대한문 앞에 모여 촛불기도회를 열었다.

천주교연대 대표 조해붕 신부는 “소수에 의해 이 나라가 파헤쳐지는 것을 막도록 다시 한번 2008년처럼 촛불을 들자”라며 “국민의 정신이 깨어나 생명을 살려주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불교환경연대의 지관 스님은 “공안 정권을 살고 있어서 함께 할 사람이 적을 거로 생각했지만, 이곳에 모인 여러분을 보니 안심이 된다”며 “4대강 사업을 중단하고 제대로 강을 살리기 위한 협의체를 구성할 거란 확신이 든다”고 밝혔다.

성남 주민교회의 이해학 목사는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란 시를 인용하며 “이명박의 똥고집 같은 벽도 담쟁이 같은 여러분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넘을 수 있다”고 말해 참가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원불교의 홍현두 교무는 “이 기도회는 MB 정권의 ‘4대강 살리기’가 거짓말이고 사실은 ‘4대강 죽이기’라는 것을 밝혀내는 자리”라며 “종교인이 죽어가는 4대강을 살려내자”고 주장했다.

8월 23일부터 다시 공사업체가 들어올 것으로 예상해 팔당 공대위 유영훈 대표는 단식을 멈추고 팔당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유 대표는 “단식을 하는 동안 지나가는 시민의 표정을 유심히 봤지만 4대강 사업에 대한 관심을 느낄 수 없어 섭섭했다”고 말했으나 “보다 구체적이고 절실히 국민에게 다가가 우리의 진정성을 보일 것이고, 국민이 함께 촛불을 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해 참가자들을 숙연케 했다.

   
▲ MBC 노조위원장 이근행 피디가 촛불기도회에 참여해 "종교인들이 피디수첩 방영에 대해서도 기도해 달라"며 8월 23일(월) 7시 MBC 앞에서 열릴 집회에도 참여해줄 것을 부탁했다.

이날 촛불기도회에는 팔당에코토피아, 대학생 나눔문화 등에서 노래와 춤 공연을 선보여 참가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았다. 김욱의 오카리나 연주가 아름답게 흘러나오자 종교인들이 음에 맞춰 손에 든 피켓과 촛불을 좌우로 춤추듯 흔들기도 했다.

이날 기도회에는 한 무리의 외국인들도 참여했는데, 성남주민교회와 관계를 맺는 독일 바잉가르텐에서 온 교인들이었다. 이들도 “오늘 하루 서대문 형무소와 민주화 기념사업회, 전태일 동상을 돌아보고 왔다”며 “독일에서도 4대강이 진정으로 살아나기를 바란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참석자들은 기도회를 마치며 ‘엄마야 누나야’를 합창하며 다음 주 금요일에는 더 많은 사람과 함께 하자고 약속했다.

한편, 대한문 앞에서 촛불기도회를 하기 전 각 종단의 종교인들은 각각의 장소에서 미사와 예배, 예불을 드렸다. 천주교인들은 정동 프란치스코회 수도원 성당에서 미사를 드렸다. 주교회의 환경소위원회 총무 양기석 신부는 강론을 통해 개발을 추진하는 세력을 미워해서는 기도를 하는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 신부는 “하느님 나라는 죽어서나 가는 세계가 아니다”라며 현실의 부정과 불의를 참을 것이 아니고 “이 땅에 하느님 나라를 이루기를 바라기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기도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4대종단 촛불기도회에 참여하기 전 정동 프란치스코회 수도원 성당에서 봉헌된 미사에 200여 명의 신자들이 참례했다.